호들호들) 239년 전통 BNY 멜론과 손잡은 리플, RLUSD의 전략적 반격

239년 전통의 BNY 멜론을 품은 리플,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진격

XRP 상승 이유, 리플 RLUSD, BNY 멜론 파트너십 등 키워드로 리플 생태계의 조용한 판도 변화를 분석합니다. 지금 확인해보세요.

이번엔 리플(XRP) 진영에서 나온 굵직한 전략적 행보 하나를 짚는다. 바로 리플이 자사 스테이블코인인 RLUSD의 준비금 수탁 은행으로 미국 최고 전통 은행 중 하나인 BNY 멜론을 선정했다는 소식이다. 단순 수탁 계약 이상의 의미가 담긴 이번 발표는 향후 XRP 생태계 전반, 나아가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판도에 작지 않은 함의를 던진다.

지금 리플(XRP)이 전하는 시그널: 반등이 아닌 확장

최근 XRP 시세 역시 눈에 띄었지만, 문제는 가격이 아니다. 리플은 과거의 기대감 위주의 투기와 다른 펀더멘탈 강화 시도를 무던히 쌓아올리는 중이다. 그 시점에서 RLUSD란 이름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론칭한 것도 하나의 사건이었고, 이번엔 BNY 멜론이라는, 금융사 중에서 '그 이상의 무게감'을 갖는 조직과 손을 잡았다는 점이 핵심이다. BNY 멜론은 커스터디(수탁) 시장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갖고 있으며, 1784년 창립 이래 미국 금융의 인프라 그 자체에 가깝다. 뉴욕은행과 멜론 파이낸셜의 합병을 통해 출범한 이 은행은 현재 관리 자산만 약 53조 달러에 이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만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 USDC 수탁도 맡아본 전적이 있는 이 은행은 이제 리플의 RLUSD까지 끌어안았다.

그 많던 옵션들 중 왜 하필이면 BNY 멜론일까?

리플이 BNY 멜론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결정에는 세 가지 논리적 배경이 있다. 첫째는 규제 당국을 의식한 선택이라는 점에서, 둘째는 전통 금융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면에서, 셋째는 전통 금융 사용자, 특히 기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한 실행이다. 첫 번째, 규제 신뢰 확보. RLUSD는 뉴욕 금융 당국의 승인을 받아 출시됐다. 미국 규제 기관의 프레임 안에서 설계된 RLUSD가 기존 시스템과 충돌 없이 운영되기 위해선, 마찬가지로 빡센 규제 프레임에 익숙한 수탁기관이 필요했다. BNY 멜론은 연방 및 주 금융 규제를 모두 통과하는 커스터디 플랫폼을 구축한, 규제에 가장 익숙하면서도 단단한 기관이다. 두 번째, 전통 금융 망과의 직접 연결. RLUSD 발행 및 환매 과정에서 수탁 역할뿐만 아니라 실제 달러 전환 거래와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레이어가 필요했다. 국제송금이나 대량 환매에 기능적으로도 역량 있는 조직이 절대 필요했는데, 이 부분에서 BNY 멜론은 더없이 적절했다. 셋째, 기관 고객 확보 전략. RLUSD는 처음부터 기관 대상 수요를 겨냥해 설계됐다. 그런데 달러 담보를 미확인 기업이 보유하고 있다면 아무리 좋아도 기관들은 들어오지 않는다. 반면 미 월가의 대표 은행이 담보 자산을 들고 있다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실제로 경쟁사 USDC도 BNY 멜론을 수탁사로 삼은 이후 미 금융권 내 신뢰도가 크게 향상됐었다. 결국 리플도 같은 방식을 취했다. 미국 규제 하에서 운영되고 기관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액세스를 본격적으로 열었다는 점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타격감이 꽤 크다.

스테이블코인 게임의 후발주자, RLUSD는 무엇으로 승부하나

지금 시장에는 이미 테더(USDT), USDC, 다이(DAI), FDUSD 등 쟁쟁한 스테이블코인들이 포진해 있다. 후발주자인 RLUSD가 던지는 가치는 세 가지다. 첫째, 규제 적합 기준을 충실히 맞췄다. 둘째, 신뢰도 있는 수탁기관을 내세웠다. 셋째, 실사용 인프라를 적극 연결하고 있다. 정리하면, RLUSD는 규제 체계 안에서 가장 투명하고 안전하게 운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을 지향한다. 일례로 담보 자산도 단기 미국 국채, 머니마켓펀드, 현금 등만으로 구성된다. 여기에 정기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고 있어, 투명성과 안정성 면에서 USDT보다는 USDC에 가깝고, 이보다 정보 공개 강도가 높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참고로 출시 7개월 만에 시총 5억 달러를 돌파했고, 최근 한 달 성장률만 30%대를 넘겼다.

XRP 투자자 입장에서의 장기적 의미

XRP는 이 움직임을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 세 가지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첫째, XRP 레저와 전통 금융의 연결 고리가 강해진다. RLUSD는 XRP 레저 기반으로 작동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그런데 준비금이 전통 금융기관에 보관되면서 XRP 레저 기반 디지털 자산이 실제 달러 인프라와 연동되기 시작한 셈이다. 추후 RLUSD 외에도 다양한 자산이 XRP 레저 기반으로 발행되는 전기가 될 수 있다. 둘째, XRP 토큰의 가치는 간접 증가 요인이 생긴다. 스테이블코인이 XRP 레저에서 활발히 쓰이면 자연스럽게 사용량과 거래량이 늘어난다. 수수료 차원에서도 XRP 소각이 일어나게 되고, 이 수요는 실질적인 가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 리플의 전략 변화는 장기적으로 기회다. 한때 기성 금융을 공격하는 듯했던 리플은 이제 협력 중심으로 노선을 전환하고 있다. 애초에 메타코를 인수해서 커스터디 기술을 확보하고, 이번에는 BNY 멜론 카드까지 꺼내면서 '규제 우등생' 이미지로 전환 중이다. 규제 차단막 안으로 진입한 리플은 향후 CBDC, 기타 공공 블록체인 프로젝트와의 연계도 수월해질 수 있다.

디지털 달러 전쟁터, RLUSD는 미국 진영의 카드인가

현재 대부분의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기반이다. 달러가 만국 공용 디지털 화폐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달러가 규제 밖에서 무제한 유통되면 미국 자체의 통화 통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미국 연준과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규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양자택일의 시기에 미국은 결국 신뢰 있는 민간 발행자를 앞세워 규제 우위 스테이블코인을 키우는 전략을 취했다. RLUSD의 등장은 이런 방향성과 정확히 궤를 같이 한다. 그리고 그 핵심이 바로 'BNY 멜론 + 뉴욕 승인'이다. RLUSD가 연준 계좌(master account)를 획득하면 사실상 규제된 디지털 달러라 봐도 무리가 없다.

결국 NFT도, 세컨드 레이어도 아닌 결제

최근 몇 년간 블록체인은 메타버스, NFT, 레이어2 등 여러 방식으로 확장돼 왔다. 그러나 피날레는 언제나 '결제'다. XRP처럼 '통화' 또는 '브릿지 통화'라는 정체성을 가진 코인의 본질적 가치는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서 드러난다. RLUSD와의 병행 전략은 XRP의 본래 포지션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에 가깝다. XRP가 주류 금융과의 브릿지통화 역할을 유지하면서, RLUSD가 달러 유동성을 담당하는 이중 구조는 장기적으로 꽤 효과적인 조합이 될 수 있다.

3줄 요약:

1. 리플의 RLUSD는 미국 규제 아래 BNY 멜론과 제휴해 신뢰성과 확장성을 모두 확보하려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다.
2. BNY 멜론 수탁은 기관 자금 유입과 RLUSD 실사용 확대의 교두보이며, XRP 레저의 실물 연결을 강화한다.
3. 이번 파트너십은 XRP 생태계를 규제 우위 상태로 끌어올려 장기적으로 브릿지 통화 역할과 채택 가능성을 동시에 키운다.

"본 포스팅은 절대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으니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자세히 알아보기

Q. 커스터디 서비스란?
A. 커스터디는 기관이나 고객의 자산을 대신 안전하게 보관하고 관리하는 금융 서비스를 말합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선 비트코인, 이더리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을 기관급 보안 하에 예치해 두는 역할을 합니다. 대표 커스터디 은행으로는 BNY 멜론, 스테이트 스트리트 등이 있습니다.
Q. 스테이블코인이란?
A.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와 1:1로 연동되며 가격이 고정된 암호화폐다. USDT, USDC, DAI 등이 있으며 보통 달러 기반이다. 가격 변동성이 적어 결제나 가치 저장 수단으로 적합하다.
Q. XRP 레저는 무엇인가요?
A. XRP 레저는 리플사가 개발한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고속 송금 및 결제를 목적으로 설계됐다. 3~5초 내 트랜잭션 완료, 매우 낮은 수수료, 환경친화적 설계가 장점이다. RLUSD 스테이블코인도 이 네트워크 위에서 발행된다.
Q. USDC는 어떤 코인인가?
A. USDC는 미국 스타트업 '서클(Circle)'이 발행한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이다. 1:1 달러 담보 보유 및 회계 감사 체계를 강조하며, 미국 금융권과의 연계성이 높다. 현재 RLUSD와 가장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자산 중 하나다.
Q. 연준 마스터 계좌란?
A. 미 연준(Federal Reserve)에 직접 개설 가능한 중앙은행 계좌 유형을 말한다. 이 계좌가 있으면 자체적으로 결제 클리어링, 결제망 접속 등 기본 인프라를 다룰 수 있다. 민간 기업이 얻게 되면 국가급 금융 인프라를 일부 공유하는 효과가 발생한다.